히카르도는 눈 앞에 놓인 음식. 정확히는 파스타 위에 데코로 놓인 식재료로 만들어진 귀여운 인형을 보며 아이답게 눈을 반짝이고 있었다. 코끝을 자극하는 냄새에 침이 절로 고이면서도 선뜻 포크를 집어 들지 못하는 모양새가 누가 보아도 딱 어린아이 같은 순진한 모습이었다. - 까미유, 까미유. 이건 어떻게 먹는 거야? 히카르도는 시선도 떼지 못하고 그것을 관찰...
두 손을 모아 입김을 뱉어 보아도 꽁꽁 언 손은 그 잠깐의 온기에 녹아들질 않았다. 미리 연락이라도 할 걸 그랬나. 그런 후회는 이미 한 시간도 전에 지나간 참이었다. 평소라면 결코 하지 않았을. 하지만 오늘이기에 준비한 작은 이벤트. 서프라이즈는 아무래도 한참이나 핀트가 어긋난 게 분명했다. 다이무스는 슬쩍 소맷단 사이에 있는 시계를 바라보았다. 곧 자정...
우리는 그렇게 살아가야 한단다-우리는... 그렇게...기억이 닿아있는 어린 시절부터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기에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히 알진 못해도 그 사실 자체는 잘 알고 있었다.우리는 사랑하지 않고, 그냥 그렇게 살아가야 한다.아무도 사랑하면 안 돼.사랑이 뭔데요?우리에겐 죽음이지.죽음은 뭔데요?사랑이지.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 수수께끼 같은 말이 ...
내뱉는 숨결마다 그녀의 진득한 독기가 묻어 나왔다. 더는 들이마시면 안 된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아도 이미 취해버린 몸은 잠시 떨어진 그녀의 입술을 뭇내 그리워하며 헐떡거렸다. 그녀의 가느다란 웃음이 새어 나왔다. 맞닿았다 떨어지는 입술과 입술 사이로 길게 늘어지는 것에 담긴 것은 조롱과 멸시뿐이었다. 부질없는 몸부림을 치고 있는 눈 앞의 가련한 모르모트가 ...
바르르 떨리는 눈꺼풀 사이로 겔처럼 진득한 피가 검게 흘러넘쳤다. 손에 닿는 것만으로도 몸서리가 쳐질 정도로 검고, 죽음이 드리운 고통의 흔적을 잭은 닿으면 부서질세라 아주 조심스러운 손길로 거두었다. 일어나야지, 히카르도. 더없이 낮게 상냥한 목소리로 부르며 그가 정신을 차리도록 도왔다. 하지만 히카르도는 좀처럼 눈을 제대로 뜨지 못했다. 수십번이 넘는 ...
살짝 뽑았던 검을 갈무리해 넣은 다이무스는 조금 더 단단히 표정을 굳혔다. 드디어 결심이 선 탓이었다. 홀든의 차기가주로서 구속받던 모든 것을 내려놓을 절호의 기회였다. 다이무스는 스스로가 왜 고민하고 있었던 것인지 의아할 정도로 내딛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이번 일만 마치고 나면 홀든이 제 발목을 붙잡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것이 공적이든 사적이든.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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